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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학년도 코딩 관련 학년 활동 정리

들어가는 말

오늘은 작년도에 진행한 코딩 관련 활동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사실 제 전공은 영어교육입니다. 그런데 왜 갑자기 코딩일까요?

학년부를 맡은 이후, 학생부 종합전형을 위한 학년 프로그램을 구상해야 했습니다. 때마침 코로나-19 이후 원격 수업과 원격 업무 시장이 급성장하였습니다. 최근 몇 년 동안 ChatGPT와 같 LLM을 특징으로 하는 인공지능 분야가 인기를 끌었습니다. 뉴스에서도 인공지능과 코딩, 컴퓨터 공학 소식이 자주 다루어지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학년부 활동에 통해 학생들이 실질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피지컬 코딩을 접목시키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2021년 12월에는 꽤 큰 예산을 들여 스마트홈 키트 제작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이는 제가 직접 진행한 것이 아니라 외부 교육 업체를 섭외하여 진행한 것입니다. 수백 만 원이 들어간 특강이었는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모습을 보며 이 분야에 대한 흥미가 더욱 커졌습니다. 그러나 주말 하루 8시간 짜리 특강으로 그 큰 돈을 모두 쓴단 것은 아쉬웠습니다.

아두이노를 활용하여 학생들이 스마트홈을 제작하는 모습을 보고, 제가 직접 배워서 진행하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그렇게 하면 재료비만 필요하고 별도의 강사비는 아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제 전공은 영어교육이고, 코딩과는 전혀 관련이 없었습니다.

두 달 정도의 시간을 들여, 학생들을 대상으로 함께 고민하며 진행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배웠습니다. 아두이노는 기본적으로 C언어를 기반으로 작동하며,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은 그렇게 높지 않습니다. 그러나 만들 주제가 결정되면, 어떻게든 찾아가며 만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배운 뒤, 방과 후 특기적성 프로그램으로 직접 특강을 진행했습니다.

아두이노를 완벽하게 다룰 수 있는지 묻는다면, 그렇지 않습니다. 그러나 학생들과 함께 특강을 진행하며, 학교에서 필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두이노로 무엇을 만들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 뿐만 아니라 저 또한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삼성 주소아)

samsung jr. sw academy program

삼성 주니어 SW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현직 교사들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빅데이터 분석, 피지컬 코딩 교육을 제공하여 학교에서 해당 활동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입니다. 2022년 1월 말, 삼성SDS에서 2박 3일 동안 진행된 교육에 참여했습니다. Samsung Brightics Studio라는 프로그램을 배웠는데, 이는 빅데이터 분석 도구로서 다양한 함수를 미리 설정해 놓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용하기는 어렵지 않지만, 제대로 활용하려면 상당한 공부가 필요합니다. 다양한 함수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이해하기 위해 ChatGPT를 활용할 수 있으며, 빅데이터 분석이 어떤 순서로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교육 후, 1학기 동안 약 2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습니다. 학생들은 자율주제탐구 및 융합주제탐구 활동에 이 프로그램을 활용해 연말 보고서 제출 시 객관성을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두이노 피지컬 코딩 활동

2021년 연말에 아두이노를 처음 접하고, 이를 학생 대상으로 메이커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아두이노에 활용되는 C언어는 어려웠지만, 적어도 이를 사용하여 교내에서 경험한 다양한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프로젝트는 아마도 학생 건강 증진을 위한 ‘자동 칫솔 자외선 살균기’ 였습니다. 간단한 디스플레이와 조도 센서를 활용하여 칫솔을 넣고 뚜껑을 닫으면 작동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실제 아두이노 활용 기기들을 구상하고 만들었습니다.

라즈베리파이 활용 교육 준비

raspberry pi kit box

라즈베리파이는 작은 싱글보드 컴퓨터입니다. 유튜브에서 라즈베리파이로 잠수함을 만들어 작동하는 영상을 보고 시작했습니다. 인공지능이 장착된 것은 아니지만, 아두이노보다는 훨씬 지속적인 동작 제어와 영상 촬영, 송수신이 가능하다는 점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처음에는 잠수함을 만들기보다는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여 기기에 익숙해지는 것이 낫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CCTV웹서버였습니다.

목적은 자습실 관리를 위한 CCTV와 학년 활동 홍보를 위한 웹페이지를 운영하는 웹서버였습니다. 인터넷에는 다양한 제작 방법이 나와 있지만, 계속해서 발전하는 시스템으로 인해 오류가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 오류를 해결하기 위해 ChatGPT나 Reddit을 활용하여 해결 방법을 찾고 시도해봤고, 결국 웹서버와 CCTV를 모두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storystore.store 웹사이트 운영

이 부분은 이제 닫힌 도메인에 대한 이야기이므로 보여드릴 것이 많지 않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도메인을 구입한 후, 라즈베리파이로 구축한 웹서버와 연동하여 설정해두었습니다. 이후 학생들에게 웹페이지 제작의 기본을 교육하고, 직접 HTML, CSS, JS로 웹페이지를 제작하여 과제로 제출하도록 요청했습니다. 학생들 사이의 편차는 컸지만, 몇몇 학생은 우수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러한 우수한 결과물은 다른 학생들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직접 만든 웹페이지를 인터넷에 올리고 검토하는 과정은 매우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단순히 사용해왔던 학생들이, 웹페이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직접 경험하면서 실생활의 다양한 불편함을 발견하고, 이를 코딩을 통해 해결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연말에 있었던 동아리 발표회에서는 팀을 구성하여 학교 전체 동아리 홍보 사이트를 제작했으며, 특히 어려운 룰렛 경품 페이지도 성공적으로 구현했습니다.

올해는 이 워드프레스 홈페이지(ndjhs.info)를 기반으로 학생 개별 페이지 링크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마치는 말

이렇게 2023년의 코딩 관련 학년 활동을 정리해보았습니다. 비전공자로서 학생들과 함께 활동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코딩을 통해 현실 세계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더 심화된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새로운 기술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여 성장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2024.04.27.독서활동에 대한 짧은 생각

들어가는 말

성공적인 대학 입학을 위해서는 많은 요소가 필요합니다. 우선 좋은 성적이 필요하며, 다양한 활동이 기록된 생활기록부가 필요합니다. 단순히 두 가지 요소로 설명될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좋은 성적을 얻으려면 오랜 기간 동안의 학습 경험이 축적되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활동이 기록된 생활기록부를 작성하려면 실제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좋은 결과물을 담임 선생님께 제출해야 합니다. 여기에 활동을 잘 기록할 수 있는 선생님도 필요합니다.

과거의 생활기록부 활동 기록

한때 대부분의 교내외 활동을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제약이 없었기 때문에 학교와 대학에서 다양한 활동을 자유롭게 만들고 기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기에는 다양한 활동이 발전할 수 있었고, 학생들의 역량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든 정책에는 반대급부가 존재합니다. 좋은 활동이 많아진 만큼, 단순히 생활기록부를 작성하기 위한 허울 뿐인 활동도 많이 생겼습니다. 학교에서도 실제로 진행할 수 없는 활동을 만들어 학생이 참여한 것처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생기부 정책 변화

현재는 학교 교육 계획에 의해 진행된 활동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년중 변화하는 상황에 적응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너무 다양하고 무리한 활동은 대학에서 알아서 반영 여부를 판단합니다. 예전처럼 많은 스펙으로 생활기록부의 양을 늘리는 것보다는 질이 중요해졌습니다.

대입과 성장에 있어서 독서의 중요성

독서는 과거나 현재나 항상 중요한 부분입니다. 특히 독서가 대입에 직접 반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교과 세특이나 창의적 체험활동 각 특기사항에 기록될 수 있게 되면서 오히려 중요도가 높아졌습니다.

모든 학습의 기본은 독서입니다. 교과서이든 인문 도서이든 과학 도서이든 간에, 교과서는 다양한 지식을 압축하여 정리한 것에 불과합니다. 학생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별도의 교과서 없이 스스로 역량을 향상 시켜야 합니다. 기본적인 독서 습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사람은, 고등학교까지 성적이 좋았더라도 결국 도태됩니다.

뻔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독서 현황을 보면 참담한 심정이 듭니다. 해야 할 일이 많아져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즉각적인 결과를 받기 어려운 독서는 종종 도외시됩니다. 문제는 독서 특기사항의 부재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문해력 저하입니다. 문해력 저하는 수능시험 국어 영역, 그리고 탐구 영역과 영어 교과의 등급 하락으로 나타납니다.

독서는 각 학생의 필요에 따라 다양하게 진행되어야 합니다. 모든 학생은 각자의 개성이 있기 때문에 필요한 내용과 글이 다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읽기 좋아하고 읽기 편한 것만 읽어서는 성장이 없다는 것입니다.

어느 독립서점

고등학교 영어 원서 읽기 활동

영어 교과를 담당하면서 학년 활동을 진행해야 하는 학년부장으로서, 원서 읽기가 좋은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2년 동안 영어 원서를 다양하게 구매하여 학생들이 원서 읽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 영어 원서의 어려움 때문에 학생들은 참고하기 위해 우리말 번역본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보고서를 제출해야 할 때, 원서의 일부만 읽고 우리말 번역본을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일부 학생은 번역본과 원서를 번갈아가며 읽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이는 생활기록부 작성에도 도움이 되었으며, 학생들의 영어 능력 향상 및 독서 습관 형성에도 기여했습니다.

영어원서읽기 활동용 원서 중 하나

고려할 사항

원서 읽기 활동을 기획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학생의 독서 욕구를 충족시키는 도서 선정입니다. 한글로 된 책을 선택하는 것도 어려운 작업이지만, 영어 원서의 경우 더욱 그렇습니다. 각 영어 원서의 난이도와 학생의 흥미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난이도가 쉬운 책은 내용의 흥미가 떨어질 수 있고, 내용이 흥미로운 책은 영어 난이도가 높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간 지점을 잘 찾는 것이 좋은 책 선정의 기본입니다.

위 책들을 구입하고 일종의 영어 도서관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목록화 하여 학생들이 미리 도서를 신청하고 대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처음에는 일주일 동안 한 페이지를 읽고 이에 대해 작성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학생들은 개인의 차이는 있지만, 제대로 된 결과물을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총 4회에 걸쳐 독서 리포트를 작성하고 제출하여 생활기록부 작성에 참고했습니다.

구체적인 생활기록부 내용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영어 독서 활동을 통해 나름 내실 있는 기록을 남길 수 있었고, 학생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2년 동안 체계화 된 활동을 올해도 계속 운영할 계획입니다. 올해는 예산으로 추가 도서를 구입하여 총 250권 내외의 도서를 보유할 예정입니다.

마치는 말

영어 원서로 독서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모든 학생에게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선택한 책을 절반까지 읽은 학생은 거의 없습니다. 그러나 독서 활동을 촉진하는 임무와 영어 역량을 향상 시켜야 하는 또 다른 임무를 모두 일정 수준에서 독려할 수 있는 활동으로서 나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과거에는 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수업 시간 중에 책을 읽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학생을 본 지 오래되었습니다. 독서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말로 된 책을 스스로 잘 읽지 않는다면, 영어로 책을 읽는 활동이 어떨까 생각합니다. 영어로 책을 읽다 보면 적어도 우리말로 책을 읽으려는 의욕을 더 가질 수 있습니다.

조금은 활동의 부작용에 기대는 면이 있지만, 이 활동을 통해 영어 역량을 향상 시키고, 가능하면 우리말 책도 조금 더 읽도록 하는 것을 많은 학교에서 한 번 도입해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2024.04.25.올해의 계획과 3월 정리

고3의 시작과 정신없는 나날들

고등학교 3학년의 1년도 이제 한 달이 조금 넘게 지났습니다. 매 학년 느끼는 것이지만, 이 시기는 정말 정신없이 지나갑니다. 아무리 준비를 하고 시작하더라도, 학년 초는 이런저런 계획을 구상하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기존에 하던 일을 수정하고, 새로운 일을 기획하는 데에 바쁩니다. 그래도 큰 사고 없이 3월 한 달이 지났다는 점에서 만족합니다.

오늘은 이 사이트의 첫 글을 쓰는 날입니다. 동시에 사이트의 기본 방향도 잡는 날이고요. 주말 아침부터 잘 하지도 못하는 라즈베리파이 웹서버를 뜯고 수정하고 고치고, 바쁘게 보냈습니다.

첫 글인 만큼, 전반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2년 동안 학년부를 운영하며 든 생각들, 그리고 2년 동안 마찬가지로 어느 정도 틀을 잡은 탐구활동들. 수능, 사교육까지도 살짝 언급해보려 합니다. 짧지 않은 글이지만, 편안하게 읽어주시면 좋겠어요.

탐구 프로젝트 활동 진행

올해는 마지막 해인 만큼, 그간 해온 활동을 종합하는 활동을 진행 중입니다. 작년에 그럭저럭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융합주제탐구 활동을 떠올리며, 자연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한 ‘Science with Tech’와 인문사회계열 학생을 대상으로 한 ‘SDGs in School’을 기획했습니다.

우선적으로 학생들에게 탐구활동 재료비 신청을 받았습니다. 아무래도 3학년이라 시간이 없는 것인지, 아주 소수의 학생만 재료비를 신청했습니다. 덕분에 작년에 한 달 남짓 걸렸던 물품 구매도 거의 일주일 만에 내부 결재 후 구입 및 배송까지 마무리되었습니다.

빨리 끝났다고 해도 일이 다 끝난 것은 아닙니다. 3학년은 다른 학년과 달리 1학기 동안 생활기록부에 들어갈 수 있는 활동을 전부 마무리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탐구활동이 시작되는 것만 확인하고 다른 활동을 진행해야 합니다. 다른 학년과는 다르죠. 올해는 학생 주도 프로젝트 봉사활동을 조금 더 내실 있게 운영할 생각인데, 학생들이 스스로 계획서를 잘 작성해 올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 일도 시작해야 합니다. 그리고 영어 원서 읽기와 융합주제탐구 등 다른 것도 해야 합니다.

아, 모든 활동 안내 및 보고서 수합은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 이뤄집니다. 감사하게도, 구글 워크스페이스 계정이 사용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 계정을 만들고 클래스룸 가입까지 원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google classroom image made by ChatGPT
google classroom image made by ChatGPT

활동, 수능과 학업

활동도 중요하지만, 몇 년간 대입을 봐 온 결과, 성공적인 대입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결국 수능시험입니다. 학교 내에서 경쟁하는 내신 성적과는 달리, 우리 아이들이 다른 학교, 다른 지역과 경쟁해야 하는 이 시험에서는 항상 결과가 아쉬웠습니다. 지역적 특성이 있다고는 하지만, 결국 학생이 이 시험에서 높은 등급을 받지 못하는 것은 수업의 영향도 있을 것입니다. 일단 학습량을 늘려야 하니, 방과후학교와 야간 자율학습, 그리고 주말 자율학습을 실시 중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달라진 점

코로나-19 이후로 우리 학교에서 일어난 가장 큰 변화는 예전보다 사교육에 대한 의존도가 “극단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입니다. 말을 잘 듣고 학교에서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온 우리 학년도 작년 1년 간 상당히 심한 내홍을 겪었고, 이제 조금 분위기가 잡히는 듯합니다. 그래도 과거에 비하면 아쉬운 점이 많습니다. 성적을 올리려면 결국 혼자서 교과서와 참고서를 읽고, 문제를 풀고, 고민하고, 오답을 줄이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이 시점에 학원을 찾는 것은 쉬운 길을 찾으려는 모습입니다.

물론, 사교육을 전적으로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추가적인 수업이 필요한 학생이 분명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무엇을 아는지 모르는 상태로, 공부를 해본 적도 없는 상태에서 막연한 불안감에 사교육을 받는 것은 분명한 시간 낭비이며, 비효율적인 행동입니다. 누군가 는 공교육의 질이 떨어져 사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수준 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한 점 외에는 사교육이 지방에서 공교육에 비하여 우위에 있는 요소는 거의 없습니다. 특히, 학교 활동이 중요해진 요즘 대입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승부는 학교 안에서 봐야 합니다.

마무리와 기대

각설하고, 올 한 해가 지나면 이제 학년을 담당하는 일도 끝입니다. 앞으로 20년 정도 더 학교에 있겠지만, 이렇게 3년 동안 같은 나이의 학생들을 이끌어 올라오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만큼, 어차피 한 번은 해야 할 일이었으니, 함께 3년을 보낸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한 선택지가 조금이라도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내가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어른들이 했던 것처럼, 이 아이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고등학교 3학년으로서 충분한 노력을 기울이기를 기대합니다.

Sunrise pic. at Sok-cho
Sunrise